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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nnew의 잡설
삼성 SW개발 불합격 후기 본문
얼마 전 5월 12일, 삼성전자 대학생 인턴 직무적합성평가(서류) 전형 결과가 발표되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불합격이다. 그럼에도 글을 쓰는 이유는 훗날 취업준비를 할 때, 지금 느꼈던 감정들을 곱씹으면서 철저히 준비하고자 하기 위함이다.
나는 Samsung Research(SR)에 대학생 전환형 인턴으로 지원하였다. SR은 공채를 폐지했기 때문에 학부생은 오직 대학생 전환형 인턴으로만 입사할 수 있다. 내 정말 친한 친구가 작년에 전환형 인턴으로 SR에 입사하기도 했고, 거기에 더해 SR에 대해 알아볼수록 참 재미있는 연구들을 많이 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 친구가 작년 여름방학부터 SR 생활 얘기를 해주면서 자연스레 나도 SR에 대한 입사 욕구가 샘솟기 시작했고, 어쩌면 이런 이유들로 작년부터 나는 오로지 삼성전자만 바라보았던 것 같다.(사실 같다가 아니라 바라보았다.)
컴퓨터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2018년 2학기부터였다. 물론 이때는 학교에서 기초적인 C언어 수업을 듣는 정도라서 공부를 시작했다고 하기도 민망한 정도였으나 어쨌든 이때부터 컴퓨터 공부를 시작하면서 거의 처음으로 과제를 하면서 밤을 새보기도 했다. 이어 바로 다음 학기인 19년 1학기에는 자료구조, 어셈블리, 컴퓨터공학실험1을 병행하면서 과제하다가 울기도 하면서 컴퓨터공학을 포기해야 하나 고민했을 정도로 힘들었다. 공부를 시작하다가 포기하고 싶다는 감정은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어찌어찌 버티다가 다시 정신을 잡는 데 성공했다. 그저 오르막길만 계속되고 막막한 시간만 반복될 줄 알았는데 그 시간을 버티고 나니 아~~주 조금은 앞이 보이는 것도 같았다. 아무튼 이때부터 컴퓨터에 대한 흥미와 열정이 아주 많이 생겼다. 그런 이유로 알고리즘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ICPC 교내 학회를 들어가 여름방학 기간 내내 미친 듯이 공부하였다.
이후로도 알고리즘만 공부했던 것은 아니다. 나는 복수전공생이고 1 전공생에 비해 전공지식이 부족하고 이수과목들도 부족하다는 걸 당연히 지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방학 때부터는 시스템 보안 스터디도 진행했었고, 컴퓨터 구조와 관련된 책도 사서 거의 다 읽기도 했었고, KOCW에서 반효경 교수님의 운영체제 강의도 완강했었다. 물론 알고리즘 공부도 소홀히하지 않았다. 대회를 목표로 하지는 않았으나 적어도 코딩 테스트에서는 안정적인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서 백준 온라인 문제들도 열심히 풀었다. 실제 A형 기출문제들을 시간을 재면서 연습했었고, 나름 궤도에 올랐을 정도로 실력을 갖추었다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경제학과인 내가 그전까지 생각도 해본 적 없는 공부들이어서 정말 정말 어렵고 힘들었지만 SR에 입사한 내 친구를 보면서 나도 가고 싶다는, 나도 갈 수 있다는 목표와 희망이 생기니 매일매일 공부하면서 뿌듯했다. 가끔은 롤보다 재밌다는 생각도 했던 것 같다.
그러다가 어느덧 2월이 되면서 점점 삼성전자 채용공고가 나올 시기가 다가왔고 나는 더 허리끈을 조였다. 지금까지 들었던 거의 모든 과목들의 노트들과 수업자료들을 다시 공부했고, 다가올(?) 면접 준비를 위해 전공 지식들을 혼자서 설명하는 연습도 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임베디드 연구실에서 딥러닝 관련 연구 프로젝트를, 봄학기 수업으로 인정받으면서 진행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거기다가 내가 컴퓨터공학과에서 정말 존경하던 교수님 연구실이었기 때문에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지원하였다. 사실 나는 예전부터 연구와 취업을 동시에 잡고 싶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정말 좋은 기회라 생각했다. 면접 아닌 면접을 보기도 했고 그렇게 통과하여 운이 좋게 프로젝트원으로 선정되었다. 유일한 복수 전공생이었기에 교수님께 실망을 드리지 않고, 팀원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더 열심히 공부했다.
거기다가 삼성 역량테스트 A형 시험도 1월에 신청할 수 있었다. 이 시험에서 A+ 등급을 취득하면 삼성 서류전형에서 우대받고 코딩테스트를 높은 확률로 면제받을 수 있어 면접 전형으로 직행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때까지만 해도 나는 '열심히 살았던 만큼 내 인생도 조금씩 풀리기 시작하는구나.' 생각했다.
하지만 인생이 꼭 그렇게 쉽게 풀리면 재미가 없나보다. 예상치 못하게 코로나가 2월 중순부터 조금 날뛰기 시작했다. 역량테스트가 미뤄졌다. 그래도 뭐 '3월에 볼 수 있으니까...' 하고 안심했다. 그런데 2월 말부터는 폭발하기 시작했다. 어쩌다 보니 봄학기 전면 사이버 강의로 대체되었다. 이것까지는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다. 그런데 연구 프로젝트도 비대면으로 진행하며 지연되었고, 삼성 역량테스트는 무기한 연기되었다. 심지어 채용공고는 뜨지도 않았다. 자꾸 이상한 상황이 지속되었다.
그래도 4월에 채용공고가 떴다. 이때부턴 진짜 시작이었다. 매일 거의 쉬지 않고 하루에 열 시간 넘게 공부와 면접 준비에 몰두했다. 18학점을 병행하면서 쌓이는 과제와 프로젝트, 시험에 압박을 받으면서도 열심히 삼성전자 입사를 준비했다.
자기소개서.. 나쁘지는 않게 썼다고 생각했다. 물론 아직 이수 교과목이 부족하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그래도 꽤나 높은 평점과 적절한 글빨로 커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삼성 서류 합격률이 대기업 중에선 거의 가장 높은 편이었고, 공대 직렬은 더 높았었다. 적어도 작년까지는 말이다.
그렇게 접수를 마무리하고, 나는 계속 코딩테스트와 면접 준비에 힘을 쏟았다. 사실 코테는 자신 있다 생각해서 면접 준비 비중을 늘렸다. 서류는 당연히 붙는다고, 자만했다. 떨어진다는 생각은.. 한 0.1% 정도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왜 발표할 때가 됐는데 발표가 안나지... 왜 안나지... 뭔가 이상했다. 그러다가 5월 11일인가 삼성은 gsat을 온라인으로 본다고 발표했다... 온라인..?? 그 기사를 보고 싸늘함을 느꼈다. 기존 방식에서 새로운 방식을 도입할 때는 언제나 보수적으로 접근하게 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다음 날 서류 발표가 났다. 꽤나 떨리는 심장을 부여잡고 확인을 했다... 불합격..?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0.1%의 걱정은 있었지만, 당연히 면접에 간다는 생각뿐이었다. 심지어 그 SR 친구를 만나서는 불과 저번 주만해도 면접 자기소개까지 연습하기도 했다. 그 순간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 믿기지가 않았다. 뇌가 정말로 정지됐다. 그렇게 눈물이 나진 않았다. 그냥 어이없었다. 내가 지금까지 했던 노력은 뭐였을까? 몇 개월 전부터 자기 전에 SR에 다니는 상상을 하면서 설레는 마음으로 잠에 들던 내 모습이 너무 초라하게 느껴졌다. 내가 공부를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쪽팔렸다. 실시간 수업이 있었는데 아무 말도 들을 수 없었다. 수업이 끝나고 그냥 스터디카페를 나왔고 롤을 하러 갔다.
서류에서 탈락하고 나니 내가 뭐가 부족했는지 잘 모르겠었다. 물론 절대적으로 부족한 건 안다. 그러나 다음 서류전형때 어떤 부분을 고쳐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는 말이다. 그냥 나라는 사람이 잘못된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인생에서 처음이자 마지막 SR 도전기는 허무하게 끝났다.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지만 아주 큰 압박감이 지워져 무거워진 이 기분이, 내가 지금까지 바라본 취준생들의 마음속에 녹아있었다는 생각을 하니 복잡한 생각이 든다. 결국 나라고 해서 특별하지 않았다. 나도 one of them이었을 뿐이다.
아직 나에게는 남은 것들이 많다. 학교 수업들과 과제, 시험들은 물론이고 연구 프로젝트도 아직 할 일이 많다. 이번 실패가 내가 앞으로 하는 모든 일에 있어서 긍정적인 자양분으로 작용했으면 좋겠다. 오랜 기간 동안 준비하고 기원했던 만큼 아픔이 너무 크지만,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 수는 없다. 결국 누군가는 합격했고, 나도 누군가가 되기 위해 지금보다 노력하고 보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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